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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04/월
짧은 기록: 올해 처음으로 본 영화. 약간 일본 영화 느낌.
설마설마 하면서 농담처럼 이야기 했는데 결국 맞아서 당황했던 스토리.
<미녀는 괴로워>에서의 주진모와 별로 차이가 없다.
마지막 CG처리 당황.
수채화 느낌이 나는 만화가 좋았다. 하지만 물기를 잔뜩 머금어 촉촉한 것은 그림으로 충분하다…….
채리언니의 강력한 추천으로 ―사실 언니는 영화 자체보다, 영화에 등장하는 집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보게되었다. 사실 영화가 막 개봉하던 당시에 나는 교복이 채 익숙하지 않은 어린나이었고 당시엔 확실히 액션물을 좋아했기 때문에 포스터만 보아도 내 취향이 아니었다. 그 후에도 별로 볼 일이 없었다. 정확히 말하면 안 땡겼다라고 해야겠다. 아마 이번에 이렇게 보지 않았다면 평생 볼 일이 없었을거라고 생각한다.
"사람의 마음이 참 알기 어렵다." 영화에서 이 말을 하고 싶었다고 생각한다.
알 수 없다가 아니라 '어렵다'였기 때문에 결국 와니와 준하는 다시 만난다.
나로서는 그대로 엇갈려 버리는 편이 더 좋았겠지만 말이다. 그 편이 더 취향이기 때문에…….
익숙해진다는 것은 편하기도 하고 무서운 일이라는 생각이든다.
늘 똑같이 반복되어왔던 일이기 때문에 예상할 수 있어서 편하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지금까지 '늘' 그래왔다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익숙한 일들이야 아주 많지만 그것이 익숙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때는 앞으론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되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그 때, 항상 있었던 것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고 진한 아쉬움도 느끼겠지? 이 때 남녀 관계에서 두가지 선택의 문제가 발생한다. (꼭 남녀 관계만은 아니지만, 가장 갈등이 커지고 고민하게 되는 것은 사랑문제가 아닐까.) 길들여진 습관들을 버리고 새로운 관계에 몸을 다시 맞추던지, 아니면 균열을 원래대로 회복시키기 위해 노력하던지. 당장 본인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두려움에 후자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라면 결국 마지막은 좋지 않다. 와니와 준하의 경우는 이 것과는 다르다. 와니는 익숙했던 것의 고마움을 느꼈고 그래서 용기를 냈다.
아주 강한 충동과 정열이 장작삼아 불을 때우고 나서 뜨끈뜨끈해진 아랫목에 배를 깔고 누워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영화다. 온돌도 언젠가는 식을테고, 다시 전처럼 불을 피워줘야겠지.